1128 동숭아트센터 동숭홀
연극열전 라인업발표때부터 가장 기대했던 작품.
황정민씨 출연작이라 어찌나 표 구하기가 힘들던지, 근 일주일을 찾다가 운좋게 예매에 성공했다.
2차세계대전 당시 공연을 올리기 위해 검열관을 찾아간 희극작가가
전시에 희극따위 필요없다고 생각하는 검열관의 무리한 대본 수정요구를 받아들이면서 생기는 이야기인데,
이런 내용,일본인들이 참 좋아하는 내용인가보다.
회사중역들의 압력으로 누더기가 된 개사료 광고가 나온 영화 "우리개 이야기"도 그렇고,
얼마전인가, 웹서핑하다가 본 일본의 핫도그 광고도 그렇고.
시기로 보자면 이 웃음의 대학이 가장 빠른것 같던데,
이 작품이 그만큼 인기가 있었다거나, 혹은 영향력이 있었다는 증거가 되는건가?
하여튼, 관객들 대다수가 그렇듯 나도 황정민씨에게 어느정도 기대가 있었는데,
조금 과하다는 느낌이 들었다.
아무리 황정민씨 인지도가 높다고 해도 그렇지, 동숭홀처럼 큰 극장에서 연극을 하니
목소리며 표정이며 몸짓이며 과해질수 밖에...
출구 옆 벽쪽엔 아예 접이식 의자도 갖다놓고 A석으로 팔던데 이건 너무 속보이는짓이잖아;
게다가 이 역에 황정민씨는 많이 안어울리던데
애초에 배우를 정해놓고 작품을 선정한게 아니라면
굳이 황정민씨를 고집할 이유가 있었을까 싶다.
꼭 인지도 있는 연예인을 써야 했다면 다른 배우들도 많잖아.
황정민씨에게는 실망이었지만, 송영창씨의 연기는 정말 정말 훌륭했다.
그간 진지한 배역만 맡아오신걸로 알고있는데,
어쩜그리 천연덕스럽게 개그를 구사하시던지 와... 정말 혀를 내두를 정도.
덕분에 꽤 피곤한상태에서의 관람이었음에도
그저께 본 "아트"에서 권해효씨 연기를 보고도 느꼈지만, 연륜이라는거 정말 엄청난거구나 싶다.
앞으로도 "연예인" 말고 연륜있는 배우들의 연기를 자주 접할 기회가 있었음 좋겠다.
+) 이건 사족이긴 하지만,
왜 "연예인"이 출연하는 뮤지컬이나 연극은 관객수준이 급격히 하락하는 걸까.
예매하면서 그간의 경험들때문에 걱정이 좀 됐었는데 아니나 다를까,
바로 옆자리에 계신 분의 너무도 당당히 휴대폰문자를 틱틱대며 보내시는 모습에 아연실색;;
공연계 만고의 진리가 "연예인 캐스팅은 피하자" 라던데,
이건 원캐스팅이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니
기획자 욕심때문에 피해는 고스란히 관객들의 몫이구나